Shading
Performance. 15min. 2019-2022
세 개의 무대로 구성된 작업은 작업실 책상 위에 놓인 스탠드 조명을 키며 시작된다. 오선영은 사물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서랍에서 망치를 꺼내 책상을 내려친다. 스펀지로 제작된 망치를 잡은 그녀는 어떠한 물건도 부수지 못한 채, 문을 통해 다른 무대로 발을 내딛는다. 티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한 그녀는 한 번 더 테이블에 있는 그릇들을 내려친다. 온 힘을 다해 내려치지만 유리잔과 그릇들은 깨지지 않고, 움직여지지도 않으며 원상태 그대로이다. 마지막 무대로 향한 그녀는 망치를 내려놓고 침대에 풀썩 눕는다. 몸을 몇 번 뒤척이자 침대 사이에서 하얀 액체들이 쏟아져 내린다.
비로소 행동을 멈추었을 때, 무엇인가 변화한 것이다.



